* 본 시승기는 르노의 시승 차량 지원을 통해 작성했습니다.
국산부터 수입까지 경쟁자들이 더 많아지면서 치열해진 소형 SUV 시장, 르노삼성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2020년 국내 유일의 세단과 SUV의 스타일을 결합한 프리미엄 바디 디자인의 XM3와 더 고급화를 이룬 유러피안 감각의 SUV, 신형 르노 캡처를 국내 고객에게 선보였다. 제법 성공적으로 소형 SUV 시장에 자리 잡았던 1세대 르노삼성 QM3에 이어 새로운 세대 모델인 XM3는 소형 SUV 유일의 쿠페형 스타일과 합리적인 구성으로 좋은 출발을 보여줬고, 태풍 엠블럼 대신 본토의 로장주 엠블럼을 달고 많은 부분에서 고급화를 이룬 2세대 캡처 역시 소형급 이상의 고급스러운 구성으로 놀라운 인상을 안겨줬다.
그리고 신형 캡처를 처음으로 만나고 반 년 이상이 흐른 지난 1월 말, 운 좋게 '르노 캡처 TCe260 에디션 파리'를 다시 시승해볼 기회가 주어졌다. 작년 여름에 캡처에게 받은 좋았던 인상은 달라진 계절에도 여전히 유효했을까? 복습하는 차원에서 한 번 더 세세하게 살펴봤다.
전작인 QM3에 비해 한층 더 성숙하고 고급스러워진 외관 스타일은 여전히 만족스럽다. 특히 아메시스트 블랙 외장 컬러는 SM6, QM6 등 다른 르노삼성/르노 차량들과도 잘 어울리지만, 몽블랑 화이트와 함께 투톤을 이루니 그 매력이 더 잘 살아난다.
C-shape LED 주간 주행등, 라이트 시그니처가 적용된 LED 헤드램프, 로장주 엠블럼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그릴 디자인 등 르노의 정체성을 그대로 살린 디자인은 세그먼트를 사리지 않고 어떤 급에도 전반적으로 잘 어울린다. 르노 전체 라인업에 전부 다 비슷한 디자인으로 구성하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진부하게 다가올 수도 있기는 하지만, 세세한 디테일에서 차이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만큼 기본 틀이 잘 만들어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국내에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해치백 모델인 클리오와도 거의 흡사한 인상이다. 또 안개등은 삭제되었지만 크롬 가니시로 포인트를 준 에어커튼 디자인으로 스포티한 느낌도 잘 살린 것 같다.
헤드램프에 그치지 않고 리어램프 역시 C-shape 디자인을 적용해 전후면의 스타일을 통일하고, 르노의 정체성을 더 높여주며 LED 램프로 그 존재감을 더 높였다. 윈도우 하단 라인을 따라 C 필러까지 이어지는 크롬 라인, 뒤 범퍼의 크롬 가니시, 범퍼 하단 스키드 플레이트까지 적절한 포인트 요소를 더하고 테일게이트 중앙에 크게 배치한 CAPTUR 레터링도 시선을 끌어당기는데 차 자체의 사이즈는 컴팩트하지만, 스타일은 제대로 돋보이는 모습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운 좋게 시승 기간 동안 주차장에서 전작인 QM3를 마침 또 같은 아메시스트 블랙 색상으로 옆자리에서 만나게 되어 한자리에서 차이를 비교해볼 수도 있었는데, 기본적인 디자인 큐는 공유하지만, 동글동글하고 비교적 유순한 느낌으로 마무리되었던 QM3에 비해 선을 더 강하게 쓰면서 엣지를 살리고, 보닛 캐릭터 라인부터 측면 펜더까지 볼륨감을 강하게 주어 근육질적인 느낌을 주고, 세세한 디테일도 더 강해진 걸 알 수 있다. 로장우 엠블럼이 주는 인상 차이도 적지는 않은듯..? 물론 기존보다 전장은 105mm, 전폭 20mm, 휠베이스는 30mm까지 차체가 커져서 존재감이 더 강해진 부분도 있겠지만.
작년에 시승했던 그 모델 그 차량 그대로. 시승차가 캡처 중에서도 최상급 트림인 에디션 파리라는 것을 감안해도 이번 캡처에 사용된 실내 소재를 비롯해 색상과 마감, 편의사양 구성까지 QM3와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을 보여주고 있으며, 동급의 다른 소형 SUV들과 비교해도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강하게 전한다. E-시프터 전자식 변속기와 함께 적용되는 플로팅 타입 센터 콘솔도 테두리까지 스티칭이 박힌 가죽으로 마감하고, 시트에도 퀼팅 패턴을 더했다. 밝은 그레이 색상의 가죽은 실내를 한층 화사하게 만들어 준다.
8가지 색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1열 도어 트림과 함께 2열 도어 트림에도 적용되며, 플로팅 센터 콘솔 하단의 무선 충전 패드도 비춰준다. 충전 패드의 공간도 넉넉한 편이라 6.9인치 이상의 큰 스마트폰들도 문제없이 사용이 가능해 보인다. (필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6.4인치 사이즈의 LG V40ThinQ)
앰비언트 라이트와 함께 배경 색상 연동, 주행 모드에 따라 그래픽 테마 변경이 가능한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에는 맵-인 클러스터 기능으로 내비게이션 화면을 중앙에 띄울 수 있어서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부재를 보완해 주고 있다. 폰트 사이즈가 조금 더 컸으면 싶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그래픽과 구성은 만족스럽다.
9.3인치 이지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신규 T맵 내비게이션도 여전히 터치 반응이 살짝 늦는 감은 있지만 이전에 르노삼성이 사용하던 S-link 인포 시스템에 비하면 인터페이스 구성의 직관성이나 UI 그래픽 등에서 상당한 개선을 이뤘고 사용하기도 훨씬 더 편리하다. 혹시나 이마저도 불편함이 조금 남는다면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하면 된다. 별도로 터치 필요 없이 다이얼 타입으로 바로 조작 가능한 공조 컨트롤러도 사용하기 편리하고, 조작감이 헐겁고 소재에서 싼 느낌이 나던 QM3와 비교하면 더 짱짱해지고, 다이얼의 마감 상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소형 SUV에 어라운드 뷰 360도 카메라가 적용된 것도 놀라운 부분. 화질과 함께 카메라 화면 전환, 반응만 더 빨라진다면 완벽할 것 같다. 이 부분에서 아쉬운 건 XM3에는 있는 1열 통풍 시트가 캡처에는 없다는 점.
이 외에 슬라이드 방식으로 열려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는 매직 드로어 글로브 박스와 기어 셀렉터 앞쪽의 수납공간, 센터 콘솔에 스마트키를 놓을 수 있는 공간까지 수납공간도 모자라지 않게 확보한 편이다.
여기에 슬라이딩으로 조절이 가능한 암레스트까지 적용된 것도 좋긴 한데, 센터 콘솔 컵홀더와 간섭이 있는 게 살짝 아쉽다.
2열 승객 공간은 소형 체급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지만 크기를 더 늘린 만큼 QM3보다 레그룸이 더 넓어졌고, XM3보다 루프도 높아서 헤드룸 공간도 여유가 남아서 4인 정도까지는 충분히 편하게 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시트백 맵포켓이나 도어 트림 측면 마감, 앰비언트 라이트까지 마감 수준도 소형 SUV 치고 고급스러운 편이며 승객을 위한 2열 송풍구와 USB 충전 포트 2개, 파워아웃렛이 제공된다.
트렁크 공간도 소형 SUV치고 꽤 깊고 넓은 편이며, 2열 시트는 폴딩뿐만 아니라 슬라이드 기능도 제공하기 때문에 시트를 앞으로 더 당겨서 적재 공간을 넓혀줄 수도 있다. 트렁크 바닥도 2단 구조로 되어있어 플로어를 하단으로 옮길 수 있고, 기본 상태에서 500리터 이상의 공간을 제공한다.
경쾌하고 쫀쫀한, 제법 재밌는 감각의 주행감 역시 여전히 유효했다. 시승차에 적용된 TCe260 1.3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의 최고출력은 152마력, 최대토크는 26kgf.m으로 저회전 구간, 실용 영역대에서 나오는 충분한 토크와 함께 모자라지 않는 출력으로 초반 가속부터 제법 높은 속도에서도 배기량 치고 경쾌하고 시원시원한 가속감을 전한다. 7단 듀얼클러치의 직결감과 함께 반응도 여전히 만족스러운 편으로 전체적인 운전 재미가 꽤 괜찮다.
다만 정차 후 출발 시, 저속 구간에서 클러치가 연결되는 과정에서 울컥임이 다른 듀얼클러치 변속기 차량에 비해 좀 더 민감하게 전해진다는 것과 변속기 자체의 반응은 괜찮은데 시프트 패들의 조작감이 확실하지 않고 장난감을 만지는 듯한 질감으로 느껴지는 게 아쉬운 편. 오토홀드까지 사용하면 출발 시 느낌이 불쾌함이 남는데 매끄럽게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고, 시프트 패들 역시 더 묵직하고 확실한 조작감을 전했으면 좋겠다.
소음은 전반적으로는 이 급 기준으로는 준수한 편, 가솔린 엔진인 만큼 아이들링/급가속 시를 제외하면 엔진 소음이나 진동도 잘 억제된 편이라 괜찮다. 다만 지난번과 동일하게 여전히 필러 부근에서 들어오는 풍절음이 부각되는 편. 형제 차라고 할 수 있는 XM3에서도 동일하게 느꼈던 부분이라 흡차음재 보강, 도어 스트립 강화 등을 통한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주행감이 도심에서 다루기에 부담스럽다는 말은 아니지만, 전제적인 주행 성향은 운전을 즐기는 분들이 좋아할 만하게, 스티어링 휠은 경쟁차들보다는 조금 더 묵직하게 느껴지고 그러면서도 반응성이나 조향 감각이 제법 민첩하고 즉각적인 느낌이다. 서스펜션도 일상에서 큰 스트레스 없도록 적당히 승차감과 타협을 본듯하면서도 탄탄, 쫀쫀하게 차체를 잘 잡아줘서 살짝 격하게 몰아봐도 재밌게 탈 수 있는 수준이다. 유럽 본토에서 온 차량답게 흔히 얘기하는 '유러피안 감각'에 가장 가까운 차를 원한다면 소형 SUV 중에서는 가장 만족스러운 차가 아닐까 싶다.
이어서 TCe260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조합의 연비는 상당한 수준으로 공인 복합 연비는 13km/L, 고속도로 연비는 15km/L이지만 작년 시승 때 고속 주행에서 5.2~5.5L/100km로 환산 시 19km/L 이상의 상당히 좋은 연비를 발휘했고, 이번에도 역시 용인에서 삽교호공원까지 가는 구간에서 5.6L/100km, 환산하면 17.8km/L로 공인 연비를 훨씬 상회하고, 다른 동급 소형 SUV 가솔린 모델들과 비교해도 연료 효율 면에서는 확실히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고급스러운 실내와 풍부하게 챙긴 편의사양과 함께 주행 보조 시스템, 안전 사양도 꽤 충실히 챙겼다. 가솔린과 함께 디젤까지 모든 트림에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 차간거리 경보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은 기본 적용되며, TCe260 모델에는 정차 후 재출발 기능 포함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오토매틱 하이빔, 비상시 전담 콜센터로 연결 가능한 어시스트 콜도 추가된다. QM6와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부분들 챙긴 모습이다.
여름이 아닌 겨울에, 여전히 매력 있었던 또다시 만난 르노 신형 캡처 TCe260 에디션 파리 복습 시승기는 여기까지.
같은 르노 브랜드 내에서는 독특한 스타일링과 좀 더 합리적인 구성을 보여주는 르노삼성 XM3, 또 그 외 경쟁 모델들도 워낙 쟁쟁한 상태이기 때문에 소형 SUV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에게 쉽게 딱 선택하기란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QM3에 비해 월등하게 높아진 실내의 고급감과 풍부해진 편의 사양, 더 넓어진 공간에 유럽적인 감각까지 갖췄기 때문에 소형 SUV를 타더라도 남다르게, 좀 더 다른 감각과 고급스러운 감성, 경쾌한 주행감을 같이 원한다면 르노 캡처를 선택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시승차량 사양
르노 캡처 TCe260 에디션 파리, 색상 아메시스트 블랙/몽블랑 화이트, 실내 그레이, 별도 제공 옵션 없음 = 2,748만 원
가솔린 인텐스 트림은 2,465만 원.
글, 사진 : 오토디자이어
* 본 시승기는 르노의 시승차량 지원을 통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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