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시승기는 르노의 시승차량 지원을 통해 작성했습니다.
유럽 전기차 판매 1위의 신뢰성과 함께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전기 승용차(초소형 전기차 제외), 수입 전기차 중 가장 합리적인 수준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을 내세워 국내 전기차 시장에 출시된 르노 '조에'. 작년 출시 후에 직접 시승까지 해보면서 도심 주행에 적합한 편의성, 기대한 것 이상의 파워트레인/배터리 효율과 주행 성능으로 전기차 선택 기준에 대한 생각을 좀 더 넓혀준 계기를 만들어 준 차였다.
그리고 지난 1월 중순, 다시 한번 눈에 확 띄는 세라돈 블루 컬러로 르노 조에 인텐스 모델을 다시 시승해볼 기회가 주어졌다. 같은 차량, 같은 옵션이지만 색상이 다르다는 것 외에 달라진 점은 바로 배터리 효율에 영향을 주는 날씨와 계절! 앞선 시승은 9월 말로 아직 살짝 더운 기운이 남아있던 9월 말이었지만 이번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1월의 추운 겨울. 과연 영하의 날씨 속에서 조에의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얼마나 확보될지, 전기 파워트레인의 효율성을 어느 정도로 유지될지에 중점을 주고 두 번째 시승을 시작했다.
시승차를 인수받은 시점에서의 배터리 잔량은 85%, 주행 가능 거리는 270km까지로 이전 주행 환경에 따른 계산 차이가 있었겠지만, 영하의 기온에서도 생각한 것보다는 주행가능거리 손실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닌 모습이었다. 배터리가 100% 충전된 상황이었다면 주행 가능한 거리는 310~320km 내외 정도로 표시되었을 것이고, 이 이후에 주행 환경에 따라 실제 주행 가능한 거리에 차이가 생기긴 하겠지만 일단 표시된 상태로는 조에의 인증 최대 주행 가능 거리인 309km까지는 확보를 해준 모습이었고, 지난 9월에 100% 충전했을 때 표시되던 351km와도 30~40km 정도의 차이로 10% 정도 손실에 그쳤다.
다만 중요한 것은 실제로 추운 기온, 좋지 않은 도로 환경 내에서도 표시된 주행 거리 그대로 주행할 수 있느냐가 관건. 이날 일이 있어서 용인 신갈에서 서초구 교대역에 들렀다가 다시 서대문구 연희동을 거쳐 야간에 용인으로 돌아오는, 경부고속도로부터 서울 서초구-여의도-마포구-서대문구를 거쳐 다시 강변북로를 탔다가 다시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돌아오는 주행을 했었는데,
먼저 서초 교대까지 경부고속도로, 서초구 도심을 거쳐 30.9km를 주행했을 때 남은 배터리 양은 73%로 12% 사용,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231km로 출발 전 주행 가능한 거리에서 실제 주행한 거리를 뺀 수보다 8km 정도가 더 감소한 상황이었다.
이어서 교대에서 다시 연희동까지 주행, 목적지 도착했을 때 누적 주행 거리는 49.6km, 남은 배터리 잔량은 67%로 출발 시 기준 18% 사용,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211km로 출발 전 주행 가능 거리에서 실제 주행한 거리를 뺀 것보다 10km 정도가 감소했고,
이날 날씨는 눈발이 크게 날리고 낮 기온도 그리 높지 않았던 편, 마지막으로 다시 막히지 않는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복귀하는 동안에는 -6~-7도까지 떨어지는 정도로 기온도 많이 낮은 편이었는데,
최종적으로 용인 신갈에 돌아오기까지 주행한 총거리는 99.9km. 남은 배터리 잔량은 43%로 총 42% 사용.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121km. 누적 주행 가능 거리와 남은 주행 가능 거리를 합친 값은 221km 정도로 첫 출발 시 표시되었던 주행 가능 거리보다 50km가 더 줄어든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야간에 더 떨어진 기온과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에서 주행한 것이 손실에 영향을 크게 준 것 같다.
다음 날 충전을 하기 전까지 누적 191.2km까지 주행을 했고 이때 남은 배터리 잔량은 12%,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41km로 이날은 도심 위주로 주행해 회생제동 덕을 본 덕분인지 연비가 조금 더 오른 모습이었다. 주행 환경에 따른 차이를 감안해야겠지만 실제 서울-용인, 용인 도심 내 주행을 통해 경험을 해보니, 동절기에는 도심 주행 위주로 다니면서 B-모드도 잘 활용하면 100% 완충 시 300km 이상,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230~240km 이상까지는 충분히 주행이 가능할 것 같은데, 이 정도라면 겨울에도 도심 근교 지역과 서울 기준으로 강원도, 충청 지역까지 다녀오는 데에는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다.
81%까지 충전을 해주니 표시되는 주행 가능 거리는 256km까지 채워졌고, 100% 완충했다면 표시될 주행 가능 거리는 320km 정도. B 세그먼트 소형 전기차로써 도심 주행에 포커스를 둔 차량인 만큼, 이 정도라면 도심 출퇴근 목적으로 구매를 고려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하리라 생각이 든다.
참고로 지난 9월 시승 때 100% 완충 후 구리시민한강공원에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까지 일요일에 강변북로-자유로 구간을 주행했을 때에는 324km를 주행하고도 주행 가능 거리가 91km가 남았고, 봄/여름철에는 주행 상황에 따라 400km 이상도 충분히 주행 가능한 효율성을 보여줬다. 이는 조에의 효율성이 기대하는 것보다 좋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전기차 구매 시 여름-겨울 간 배터리 효율, 연비 차이를 미리 충분히 참고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1월 눈 내리는 날씨, 영하의 기온에서 확인한 르노 조에의 배터리 효율, 연비에 대한 내용은 이 정도로 정리하고 이번에는 다시 만난 조에의 장단점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먼저 장점 차례. 일단 지난번 시승차의 그레이 색상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확실히 소형차라 그런지 몰라도 이번 세라돈 블루가 눈에 잘 뜨이면서 발랄해 보이기도 하고, 친환경적인 이미지가 나서 개인적으론 조에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르노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살린 디자인 구성에 C-Shape 주간 주행등과 LED 헤드램프를 기본 적용하고, 코너링 램프 기능을 더한 LED 안개등, 다이내믹 턴 시그널을 더해 더 고급감을 높인 LED 리어램프까지 작은 차지만 비주얼적으로 고급화에 신경 썼다는 것이 전해진다.
충전 포트도 대충 만들지 않고 전면 로장주 엠블럼을 커버로 하고, DC 콤보 충전 포트 위로 Z.E 레터링과 함께 LED 표시등으로 대기부터 충전 준비, 충전 중 상태까지 표시하는 디테일한 모습도 보여준다.
굳이 르노 ZOE만의 장점이 아닌, 전기차들이 내연기관에 대비해 가지는 장점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겠지만, 최고출력 100kW(136마력), 최대토크 245Nm(25.0kgf.m)는 R245 모터는 단순 수치 상으로도 B 세그먼트 소형 해치백에 사용하기엔 충분한 수치라 느껴지는데, 액셀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꾸준하게 토크가 발휘되는 만큼 숫자로 예상하게 되는 것을 훨씬 넘는 경쾌한 가속감을 전해준다. 특히 정차 후 급가속보다 일정 속도로 크루징을 하다가 추월 가속을 할 때, 또 언덕을 치고 올라가는 느낌이 가뿐하다.
또 실내 공간을 넓게 확보하기 위해 살짝 톨보이 스타일의 비율을 가지고 있고, 휠베이스도 그리 긴 편이 아니지만 낮게 깔려있는 배터리팩 덕분에 무게 중심이 낮아서 코너에서도,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도 좋은 편이다.
또 순정 출고용 타이어로 독특한 V자형 패턴의 미쉐린 크로스 클라이밋이 장착되어 있는데, 마찰 소음도 적은 편이고 승차감도 준수할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겨울에도 사용 가능 인증을 받은 진짜 '사계절용 타이어'라는 점. 특히 이번 겨울은 갑작스레 폭설이 내리는 경우가 많아 고생한 이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 미쉐린 크로스 클라이밋은 겨울철 눈길에서도 윈터 타이어의 70% 정도의 접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하니 윈터 타이어처럼 계절 별로 교환할 필요 없이 사계절 내내 그대로 사용을 원한다면 이 타이어를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다.
전기차 고객을 위해 전기차 충전소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9.3인치 이지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전자식 E-시프터와 무선 충전 패드를 갖추고 가죽으로 고급스럽게 마감한 플로팅 타입 센터 콘솔, 보스 사운드 시스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오토홀드까지 편의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신경을 쓴 모습.
그렇다면 이번에는 단점 차례. 괜찮은 스타일링과 주행 성능, 효율성, 또 편의 장비를 갖춘 조에이지만 이건 이게 최선이었을까 싶은 아쉬운 부분들도 있다. 먼저 센터 콘솔의 컵홀더는 하나만 있는데, 이마저도 수납함을 겸하는 암레스트를 내리게 되면 정확히 컵홀더 위를 가려버려서 테이크아웃 커피잔에 빨대를 꽂아놓으면 무조건 걸리게 되어있고, 다른 음료를 두어도 넣고 빼기가 불편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헤드레스트와 일체형으로 되어 있는 1열 시트는 몸이 좌우로 쏠릴 때 지지력이 좋지만 그래도 착좌감, 승차감이 불만스러운 것은 아니었는데 높낮이 조절이 아예 불가능하다는 점,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려면 암레스트 틈 사이로 힘들게 손을 집어넣고 다이얼을 낑낑 돌려야 한다. 전동 파워 시트를 적용할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수동 방식이라도 작동은 빠르고 편하게 쓸 수 있게 해주면 좋겠고, 조수석은 몰라도 운전석 만큼은 높이 조절이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대신 운전석에 앉았을 때 전방 시야는 시원하게 확보된다.
뒷좌석도 레그룸은 열심히 확보를 했지만, 배터리팩 위치 때문인 건지 기본적으로 플로어 위치부터가 높아서 시트도 1열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데 때문에 헤드룸 여유가 별로 없는 편이다. 키 175cm 이상 성인이 앉는다면 머리가 닿을 정도. 개인 차량이나 주로 2인 이내로 이용한다면 큰 무제가 되진 않겠지만.
마지막으로 주행 보조 시스템/안전 사양이 차선 이탈 경고와 사각지대 경고, 후방 카메라 정도이다. 지금이 2021년이라는 걸 생각하면 아무리 소형차라 하더라도 빈약한 구성인데 최소한 전방 충돌 경고와 긴급 제동 보조, 차선 이탈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정도는 추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앞에서 언급한 단점들까지 꼭 다음 세대 조에가 나온다면 개선이 이뤄져서 출시되기를 바라본다.
동절기 효율성과 함께 장단점을 다시 알아본 르노 조에 인텐스 두 번째 시승기는 여기까지. 몇몇 단점들이 있기도 하고 2021년 올해에는 유독 경쟁사들이 더 다양한 전기차 신차들을 선보일 예정이라 전기차 구매 고객들의 고민이 더 깊어지기는 하겠지만, 시티 라이프에 함께 하기에 모자람 없는 주행성능과 효율, 또 부담 적은 가격과 실용성, 유럽 전기차 판매 1위를 이어온 신뢰성까지 갖춘 르노 조에라면 도심 내 출퇴근 목적으로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를 찾는 고객들의 조건에 부합하는 좋은 선택지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 시승 차량 사양
르노 조에 인텐스, 외장 색상 세라돈 블루, 실내 블랙 인조 가죽 시트, IP 데코
선택 사양 - 추가 선택 사양 없음, 각 트림별 독립 사양 구성
가격 - 4,395만 원. 서울 기준 환경부 및 지자체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3,209만 원에 구매 가능
젠 트림은 전기차 보조금 혜택 적용 시 2,809만 원에 구매 가능
글, 사진 : 오토디자이어
* 본 시승기는 르노의 시승 차량 제공을 통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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