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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Driving Review

폭스바겐 ID4 프로 시승기 - 합리적인 수입 전기 SUV

by 오토디자이어 2023.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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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시승기는 폭스바겐 코리아의 시승차량 지원을 통해 작성했습니다.

순수 배터리 전기차가 크게 대중화되었고 많은 제조사들이 전기차 신차를 선보이고 성능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 이제 국내에서도 국산 전기차뿐만 아니라 수입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전기차 모델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해치백의 교과서 '골프'와 수입 SUV 대표 인기 모델인 '티구안' 등 수입차 시장에서 각 세그먼트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구성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진입장벽을 낮춘 차량들을 선보여 온 폭스바겐에서도 2022년, 전용 전기차 SUV인 'ID.4'를 국내 고객들에게 출시했다.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함께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이 선보이는 전기 SUV는 여전히 '폭스바겐'다운 '교과서'스러운 성향을 보여주고 있는지, 또 기존의 폭스바겐 내연기관 차량들과는 다른 전기차만의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이달 초, 'ID.4 프로'를 시승으로 만나보았다.

외관에서는 전용 전기차 모델답게 짧은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를 통해 실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등 효율을 중시한 차체 비율을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전체적인 실루엣과 형태에서는 여느 준중형-중형급의 SUV 같은 친숙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다만 직선적이고 엣지를 강하게 살린 티구안과는 다르게, 부드러운 곡선과 볼륨감을 살린 상대적으로 유한 분위기를 전하기도 한다. 

다른 수입 전기차 브랜드 중에서도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면서 외부 디자인은 간결하게 가져가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기존의 폭스바겐 내연기관 차량들 도 화려함보다는 간결, 심플, 깔끔하면서도 실용적인 스타일을 지향한 만큼(물론 CC나 아테온, 시로코 같은 차량들도 있긴 하지만) 전기차인 ID.4도 차체에서는 화려한 장식은 덜어낸 모습이다.

측면 라인에서는 부드러운 아치 형태의 루프라인과 벨트라인, 캐릭터 라인으로 우아한 느낌을 주면서도 차체 하부에는 무광으로 된 휠 아치와 도어 하단부 프로텍터를 통해 전기차지만 엄연히 SUV 모델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고, 사이드 미러는 날렵한 플래그 타입으로 적용하고 A 필러 부분의 시야를 확보했다. 여기에 세련된 스타일의 블랙 투톤의 20인치 휠을 장착해 옆모습을 완성한다.

전면에서는 전기차답게 막혀있는 프런트 그릴에 화려한 패턴을 더하지 않은 깔끔한 면처리를 적용하고, 폭스바겐 엠블럼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헤드램프까지 퍼지는 LED 주간주행등-포지셔닝 램프 라인으로 넓은 차폭감을 강조한다. 중앙부로 갈수록 좁아지는 헤드램프는 날렵하면서도 강한 눈매를 보여주는데, 이는 ID.3를 포함한 ID 시리즈 모델의 아이덴티티로 이어가는 듯하다. 

범퍼도 화려한 장식보다는 면과 선 자체의 형태를 강조하고 있고, 양옆의 에어커튼과 하부의 넓은 에어벤트 형상으로 제법 스포티한 분위기를 전달하기도 한다. 다소 밋밋해 보일 수도 있는 인상에 시선을 끄는 디테일은 범퍼 에어벤트와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의 다이아몬드 메시 패턴으로 채웠다. IQ 라이트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밝기 자체도 좋지만 똑똑한 하이빔과 조향 방향을 따라 비춰주는 방향도 조정해 줘 야간 주행 시 상당히 편리했다.

후면에서도 크롬이나 차체와 다른 색상의 몰딩, 가니시 등은 덜어낸 깔끔한 구성에 전면부의 통일감을 주는 형태로 좌우로 넓게 이어지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리어 리플렉터 주변을 파고 들어오는 범퍼 디자인으로 형태 자체에서 디자인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역시나 디테일은 LED 리어 램프에 집중, 3D 패턴과 화려한 웰컴 라이팅을 보여준다.

실내 역시 외관의 느낌처럼 불필요한 조작부, 버튼들을 과감하게 없앤 미니멀리즘 스타일과 함께 수평형 배치와 낮게 배치한 크래시패드를 통한 와이드하고 높은 개방감을 전하되, 브라운 투톤 컬러와 함께 크래시패드 상단부, 도어 트림의 가죽 마감, 스웨이드 느낌의 가죽 시트, 무광크롬 가니시와 30컬러를 제공, 투톤으로 다양한 조합 선택이 가능한 앰비언트 라이트로 심플하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해준다.
 
기어 셀렉터 레버는 계기판과 연결해 센터콘솔의 공간을 더 넓게 확보했다. 시동 버튼의 경우도 스티어링 휠 오른편 뒤쪽의 칼럼에 있으나, 키리스 액세스 기능이 있어 그냥 시트에 앉고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전원 .ON/OFF가 가능하고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D로 변경하면 바로 주행이 가능하다.

또 스테인리스 브레이크와 엑셀 페달에 재생, 정지 아이콘 모양이 적용되어, 눈길이 한 번씩 가게 만들어준다. 평소에 자주 안 보게 되는 부분이지만 폭스바겐에서 제법 위트에도 신경을 쓴다는 걸 느끼게 하는 부분.

5.3인치 ID 콕핏 계기판은 사이즈도 일반적인 계기판보다 많이 축소시켰지만 속도계와 배터리 잔량, 회생제동 게이지와 주행 가능 거리, 왼쪽으로 주행 보조 시스템, 오른쪽으로 안드로이드 오토 티맵과 연동되는 길 안내 정보를 제공, 굉장히 간결하지만 딱 필요한 정보들로 구성해 알아보기 쉽다. 다만 딱 하나, 트립 컴퓨터 정보 정도까지만 같이 추가해 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트립 컴퓨터와 연비 정보는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12인치 멀티 컬러 디스플레이가 적용, 기본 내비게이션은 제공되지 않지만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해 모바일 내비게이션으로 넓은 화면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아직은 유선으로 지원하는데 차후 무선 폰 커넥트로 업그레이드되면 더 좋을 것 같다. 메뉴 자체 구성은 직관적인 편이며 공조장치까지 터치스크린 내에서 조작해야 하는 게 약간 불편함 점인데, 스크린 하단의 햅틱 패널을 통해 온도 조절이 가능하고, 기본 메뉴 / 공조 장치 / 주행 보조 시스템 / 주행 모드 변경 메뉴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터치 버튼을 마련해두어 2번 조작 내에 웬만한 기능들은 다 조정할 수 있게 했고, 스크린이 높은 위치에 있어 바로 확인하기에도 크게 번거로울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운전석에 뒷유리 조정을 할 때까지 버튼을 두 번씩 눌러야 하는 점은 굳이 그랬어야 했을까 싶기도 하다. 다른 버튼 일절 없이 오롯이 수납공간으로 이뤄진 센터 콘솔에는 상단부의 컵홀더 공간과 함께, 시트 사이로 커버로 덮을 수 있는 수납공간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과 C 타입 USB 포트, 추가 컵홀더 공간을 제공한다.

1열 에르고 액티브 시트는 메모리 기능과 열선 기능뿐만 아니라, 마사지 기능까지 적용된 점이 장거리 주행을 하면서 특히나 만족스러웠던 부분. 센터 콘솔이 낮은 대신, 시트 안쪽으로 폴딩식 암레스트도 제공된다. 추후 통풍 기능까지 제공된다면 완벽할 것 같다.

2열 뒷좌석의 경우 플로어가 살짝 높은 감은 있지만 평평한 플로어로 좌석 간 이동이 편리하고 가운데 좌석도 발에 걸리는 부분 없이 편하게 착석이 가능하고,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상당히 여유롭다. 또 센터 콘솔에 2열 송풍구와 C 타입 USB 충전 포트가 제공되고 에어컨 ON/OFF와 온도 조절도 가능하다.

넓은 공간과 함께 루프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를 적용해 뒷좌석까지 시원한 개방감을 더 높여준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기본 543리터로 제법 여유가 있는 편이고, 2열을 폴딩하면 최대 1,575리터까지 확장이 가능하며 시트를 펼친 상태에서도 로드 스루로 길쭉한 물건을 적재할 수 있다. 트렁크 바닥은 2단 구성으로 하부 수납공간에 가정용 차량 충전 케이블이나 공구류 등, 간단한 물건들을 수납할 수 있다. 다른 전기차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일명 '프렁크'까지 추가되었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테일게이트는 전동식으로 이지 오픈/클로즈를 지원한다.

폭스바겐 ID.4 프로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50kW(약 204마력), 최대토크 310Nm(약 31.6kgf.m)를 발휘하는 후륜 싱글 모터와 82kWh 배터리를 장착, 강력한 성능에 집중하기보다는 긴 주행 거리와 함께 일상에서 무난하게 탈 수 있는 성능과 편한 주행감에 포커스를 더 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다른 전기차의 싱글 모터 모델들과 비교하면 성능이 모자란 것은 아니고, 수치가 그렇게 높지 않을 뿐 전기 모터답게 꾸준하고 풍부하게 나오는 토크 덕분에 충분히 경쾌하고 시원한 가속감을 전해 일상에서 출력이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8.5초로 아주 빠른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준수한 동력 성능을 가졌고 최고 속도는 160km/h에서 제한된다. 

해외 사양에서는 최고출력 220kW(약 300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6.2초가 소요되는 더 강력한 ID.4 GTX 모델도 있는데, 더 다양한 라인업과 ID.4의 실용성에 더 강력한 성능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GTX도 국내에 추가되면 더 좋을 것 같기는 하다. (올해 과연?)

전기차에 있어서 고객들의 최대 관심사가 될 1회 완충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공식 수치 상으로는 405km로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도 충분히 긴 거리를 가지고 있으며, 3월 초 실제 차량을 수령했을 때에는 배터리 81%인 상태에서 주행 가능 거리가 398km로, 주행을 이어 갔을 때에도 급하게 가속하지만 않으면 균등하게 주행 가능 거리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고, 때문에 100%라고 가정했을 시에는 490km 이상까지 실제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에어컨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 또 고속도로 위주로만 주행하는 경우 등 주행 환경에 따른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서울 영등포 도심에서 일부 막히는 구간과 고속도로를 포함해 경기도 용인 기흥구까지 98km를 주행하는 동안 트립 컴퓨터 상 기록된 평균 연비는 6.5km/kWh로, 배터리 용량을 곱했을 시에도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종합적으로 볼 때 국내 인증 주행 가능 거리만큼은 충분히 확보를 해준다고 보면 되겠다.

전기차인만큼 기본적으로 엔진 소음이 없어 내연기관 모델보다 조용한 것은 당연. 시승차에 윈터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던 것을 감안해도 하부를 비롯한 차체 외부에서 전달되는 소음은 전반적으로 잘 차단된 편이었고, 다른 소음이 느껴지지 않아서 그런지 고속 주행 시 A 필러 부근에서 유입되는 풍절음 정도가 남는다.

주행감은 전반적으로 다루기 편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은 가벼운 편이지만 부드럽고 잘 조여진 느낌이며, 승차감은 20인치 휠에서 오는 요철 구간에서 약간씩은 튀는 성향이 남지만, 일상에서의 편안함에 더 포커스를 두고 너무 단단하지 않게 쫀쫀한 느낌을 유지했다. 차체와 시트 포지션도 모두 제법 높은 편이지만, 전기차 특유의 낮은 무게중심과 휠베이스 덕인지 고속 주행과 코너에서 안정감도 좋은 모습이다.

회생 제동의 경우 기본 D 모드에서는 개입이 들어오지 않는데, 전기차의 회생 제동의 이질감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세팅한 것인지 액셀 페달을 놓으면 저항 없이 그대로 스무스하게 탄력을 받고 주행을 이어간다. 대신 B 모드로 변경하게 되면 엑셀 페달로만 감속 조정이 가능할 정도로 적극적인 회생 제동 개입이 이뤄지는 모습. 기본 두 가지 선택권이 있는 것은 좋은 부분이지만 회생제동 단계를 세분화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더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이 외에 넓은 화면을 통해 전후방 카메라와 에어리어 뷰 카메라 확인이 가능해 주차 편의성도 좋으며, 스탑&고를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 레인 어시스트와 함께 지원하는 트래블 어시스트를 통해 고속도로 주행 역시 편리하게 이어갈 수 있다. 이 외 안전 사양으로 전방추돌 경고 프론트 어시스트 및 긴급 제동 시스템(보행자, 자전거 인식), 이머전시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사각지대 경고) 및 후방 트래픽 경고 시스템,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피로 경고 시스템을 탑재해 충분하게 갖추었다.

폭스바겐 ID.4 프로의 판매 가격은 5,490만 원. 지자체별 차이는 있기는 하지만 서울 기준으로는 700만 원 정도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실질적으로 4,700~4,800만 원대로 구매가 가능하다. 400km 이상의 긴 주행 거리를 갖춘 수입 전기 SUV로써는 꽤나 합리적인 편으로, 국산 전기차와 비교해도 부담이 없어 수입 전기차에 입문하는 고객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전기차에 대한 선택지가 많아진 지금. 넓은 실내 공간과 모자람 없는 풍부한 편의 사양과 안전 사양, 일상에서 편하게 탈 수 있는 주행감과 넉넉한 주행 거리를 갖춘 전기차를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모델을 찾는다면 '폭스바겐 ID.4 PRO'가 이에 잘 부합하는 결과물이 되어줄 거라 생각한다. 

폭스바겐 ID.4 프로 시승기는 여기까지!

* 시승 차량 사양
폭스바겐 ID.4 PRO, 외장 색상 스톤워시드 블루 메탈릭, 실내 색상 브라운&블랙
국내 판매 가격 5,490만 원 

글, 사진 : 오토디자이어

* 본 시승기는 폭스바겐 코리아의 시승차량 지원을 통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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