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저녁,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펍, '슬링펍'에 다녀왔다.
평소에 술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특별히 친구를 만날 일도 아닌데 굳이 강남역까지 나가서 펍을 찾은 이유는?
바로 현대자동차와 레드불이 함께 주최한 'WRC Night Live'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서!
평소에 모터스포츠를 좋아하고 WRC에서 현대 모터스포츠 팀의 팬인 나로서는 WRC와 관련된 행사라면 대환영인지라 반갑게 참여하게 되었다. 사실 국내에서 모터스포츠, 특히나 WRC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참석한 분들이 생각보다 적을 줄 알았는데, 예상 외로 정말 다양한 분들이 참석하셔서 앉을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슬링펍이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자, 하지만 어디까지 여기 모인 분들은 진짜 WRC를 좋아해서 모인 분들이고, 현대자동차가 월드 랠리 챔피언십 무대에 복귀한 지 이제 4년 차가 지났고, 공식 페이스북 글로벌 페이지의 팬이 200만 명을 훌쩍 돌파했지만, 정작 현대차의 홈그라운드인 한국의 팬들은 고작 5,464명, 전체 글로벌 팬 중 0.2% 밖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때문에 현대자동차 관계자 분은 이미 WRC와 현대 랠리팀의 팬인 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여러 이야기도 나누고 다 함께 응원을 같이 하는 한편, 국내 팬들에게 현대자동차가 참가하고 있는 WRC라는 모터스포츠 경기를 좀 더 알리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지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 것에 이어 이제 2번째 자리가 된 셈.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꾸준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올 해는 이번 7라운드 이탈리아 랠리에 이어서, 현대자동차가 우승한 이력이 있는 8월 독일 랠리, 10월 스페인 랠리 때 예정이 되어있다.
2017 WRC 7차전 이탈리아 사르데냐 랠리의 마지막 스테이지, 라이브로 중계되는 파워스테이지 중계까지 시간은 좀 여유가 있는 터라 기다리면서 식사도 마련되었고, 자리에 함께한 팬들을 위한 이벤트도 많이 준비되었다.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는 현대 랠리팀이 작년에 사용했던 i20 WRC 랠리카의 다이캐스트가 증정되었고, 이번 파워 스테이지의 순위를 맞춘 이들에게 추가로 경품을 더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되었다.
필자는 토요타의 라트발라, 현대의 티에리 누빌, 엠스포트의 타낙 순서대로 적었는데 과연 결과는?
뿐만 아니라 팬들이 직접 WRC 드라이버가 되어 볼 수 있도록 랠리 시뮬레이터 게임을 통해 스테이지 순위를 정해 순위대로 i20 WRC RC카, 다이캐스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있었다. 필자도 패기롭게 참여, 두 번의 코스 이탈이 있었음에도 초반에는 상위권 순위를 유지해 기대를 하게 되었는데 과연...
경기에 앞서서는 유럽 현지에서 현대 모터스포츠의 간판 드라이버인 티에리 누빌의 인사도 들을 수 있었고, 모터스포츠 해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황욱익 칼럼리스트로부터 간단하게 WRC는 무엇인지 설명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상상 이상으로 훨씬 잘 알고 계신 분들도 계셨지만, WRC 팬이 된 지 얼마 안 된 분들도 있었기에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 파워 스테이지를 남겨 놓은 상태의 순위는 엠스포트의 오트 타낙이 1위, 토요타의 야리마리 라트발라가 2위, 현대의 티에리 누빌이 3위인 상황, 1, 2위와 격차가 꽤 있기는 했지만 랠리의 결과는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티에리 누빌이 최대한 역주를 해주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같은 팀인 헤이든 패든은 앞선 스테이지에서 차량 뒤축 손상과 화재로 리타이어했고, 상위권을 유지하던 다니 소르도 역시 출력 저하로 순위권에서 밀려난 상황이라 티에리 누빌이 현대의 유일한 희망이 된 상황.
일단은 티에리 누빌이 마지막 스테이지를 큰 사고 없이 4위로 마감해 라트발라와 타낙의 주행을 남겨둔 상황에서 오버롤 순위 1위, 라트발라와 타낙이 스테이지를 문제 없이 끝내도 3위로 포디엄은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남은 두 선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라트발라와 타낙이 혹여나 차량 손상으로 스테이지 타임을 1분 이상 깎아 먹거나 리타이어 하게 된다면 누빌의 우승을 기대할 수 있는지라 이를 지켜보는 모든 팬들이 집중해서 지켜봤지만,
큰 이변은 없이 엠스포트의 오트 타낙이 우승을 확정, 이탈리아에서 타낙의 고국인 에스토니아의 국기를 자랑스럽게 들어올렸다. 이번 라운드에서 우승을 못하긴 했지만 티에리 누빌의 3위를 기록하면서 현대 모터스포츠는 이탈리아 사르데냐 랠리에서 2015년 2, 3위로 더블포디움, 작년 우승에 이어 계속해서 포디엄을 장식하게 되었다.
응원 팀이 포디엄에 올라간 좋은 자리에 샴페인이 빠질 수 없는 법! 두 번째 WRC Night Live에 함께 한 샴페인 브랜드, '뭄 - G.H.MUMM)과 함께 진행 된 인스타그램 이벤트에 참여한 인원 중 추첨으로 두 명을 뽑아 칼로 샴페인을 터뜨리는 '사브라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 필자 역시 그 중 한 명으로 참여하게 되어 시원하게 사브라쥬를 성공~!
현대 모터스포츠의 포디엄 등극을 축하하며 마시는 샴페인의 맛도 좋았는데, 사브라쥬 이벤트에 참여해 로제 샴페인까지 덤으로 받게 되어 기분은 더 좋았다.
마지막 시간으로 현대 모터스포츠 팀에서 i20 WRC 랠리카 개발에 참여했던 남양연구소의 정정철 연구원과 함께 현대 모터스포츠 팀을 준비하면서 있던 여러 에피소드들, 공개된 자리에서는 얘기할 수 없는 i20 랠리카의 자세한 여러 이야기들에 대해 함께 얘기를 할 수 있었고,
파워스테이지 순위 맞추기 이벤트와 랠리 시뮬레이터 순위에 대한 시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위의 사진에서 눈치를 챘는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스테이지의 순위는 토요타의 라피가 1등, 현대의 소르도가 2등, 엠스포트의 오지에가 3등을 기록한 대부분이 예상하지 못했던 순위였는데 놀랍게도 여성 분께서 라피의 1위를 맞추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웬만한 자동차 매니아들보다 더 모터스포츠에 대해 빠삭하게 잘 아시는 분 같았는데 해마다 WRC 경기의 흐름, 각 스테이지의 드라이버별 기록을 보면 대충 순위를 알 수 있다는 말로 참가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기셨다.
필자가 초반에 상위권을 기록했던 랠리 시뮬레이터는 아쉽게도 순위권에서 밀려 최종 4위를 기록, 아쉽지만 경품은 놓치게 되었다.
WRC Night Live, 아직은 발돋움 단계이고 WRC와 현대 모터스포츠를 응원하는 소수의 팬들이 모이는 자리이지만, 이런 자리가 계속 이어져서 언젠가는 펍이 아니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이나 종합경기장 같은 더 넓은 공간에서 수십이 아닌 수천, 수만의 모터스포츠 팬들이 함께 WRC 드라이버들을 응원하는 자리가 이뤄지길 바라본다.
글, 사진 : 오토디자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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