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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시승기

르노삼성 SM6 아메시스트 블랙 2.0 GDe 시승기 : 화려하게 핀 꽃 같은.

by 오토디자이어 2017.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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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걸어온 SM6, 앞으로의 길은?

데뷔가 참 화려했다. 세간의 관심은 엄청났고 SM6의 펀치는 생각보다 많이 얼얼했던 듯 하다. 경쟁자들이 이토록 크게 긴장하고 빠르게 대비한 적이 근 10년 동안은 없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필자 역시도 국내 중형차 시장이 흐름이 이렇게 쉽게 깨질 줄은 몰랐고, 처음 마주한 후 기대보다 실망이 컸던 기존 중형차들이 지켜오던 틀을 깬 이 차가 이리도 크게 성공하리라 생각할 수 없었는데 말이다. 


사실 익숙함, 친숙함은 오래되면 진부함, 지루함으로 변하기 마련이고 이런 상황에 적시에 튀어나오는 신선함은 끌릴 수 밖에 없다. 르노삼성은 그 점을 참 잘 파고들었다. 세련된 새로운 디자인부터 고급스러운 실내는 국내 소비자들의 눈을 반짝이게 만들었고 판매량까지 이어졌으니 말이다. 그런데 벌써 1년 반이 훌쩍 넘는 시간이 흘렀다. '1년 반'. 이 시간 동안 여전히 SM6는 여전히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을까?

 

시승하는 기간 동안 흐린 날씨 탓에 아메시스트 블랙의 매력을 잘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 

여전히 독특하고 개성있게, 나는 내 길을 간다. 

물론 이 점 역시 르노삼성이 출시 전부터 고심을 했던 것이 보인다. 시기가 생각보다 좀 빠른 듯한 느낌은 있지만 또 다시 남들은 잘 시도하지 않는 독특한 컬러 마케팅으로 인기를 유지하겠다는 심산인 듯 하다. '보라색', 예로부터 만들기 쉬운 색상이 아니라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고귀한 왕실의 색상을 의미하기도 했고, 음도, 양도 아닌 오묘한 조화를 이룬 신비로운 색상. 물론 어떤 이유에서든 여전히 아무나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색상은 아니다. 르노룹 내에서는 컨셉트카, 이니시알레 파리를 통해 선보인 이 컬러, 르노삼성은 강하지 않지만 은은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보랏빛이 더해진 아메시스트 블랙을 자사의 차량 중 SM6에 가장 먼저 선보였다. 



이 대중적이지 않은 컬러, 몇몇 차량을 제외하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색상은 블랙과 함께 섞여 르노삼성을 대표하는 컬러가 되었고 이제 SM6는 물론 QM6와 QM3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메시스트 블랙이 SM6 출고 차량 중 가장 많은 고객이 선택하는 색상인 것은 아니지만, 은근하게 자신 만의 개성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이 컬러는 충분히 선택 욕구를 불어 일으킬 것이며 SM6는 물론 르노삼성을 대표하는 컬러로 자리 잡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나 만의 색상, 나만의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것 하나라도 SM6는 앞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든 게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특별한 존재가 되길 원한다.

아메시스트 블랙과 함께 르노삼성의 컬러 마케팅이 SM6가 앞으로 갈 길 중 하나를 제시하는 것에 대비해 출시 이후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고급화'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특별한 존재, 대접 받는 존재가 되는 것을 싫어할 이유는 없으며 때문에 어떤 세그먼트의 자동차를 타더라도 편의사양이 더 풍부했으면, 실내 소재는 더 고급스러웠으면 하는 바람은 누구나 갖고 있다. 국산 중형차들이 '패밀리카의 목적, 세그먼트' 내의 틀에서 윗 급과의 경계를 유지해왔지만 SM6는 그 틀을 확 깨버렸고, 구형이지만 엄연히 윗급인 SM7보다도 더 고급스러운 소재와 편의장비를 갖추고 나왔다.  그 결과는 다들 알고 있으니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나파 가죽 시트는 물론 도어 패널, 대시보드 부분까지 퀼팅 패턴이 적용된 실내 마감에 마음대로 컬러를 변경할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 시원한 시야를 보여주는 센터 디스플레이와 풀 터치 S-Link 인포 시스템, 취향대로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LCD 계기판에 기본 네 가지 주행 모드는 물론 커스텀 설정까지 가능한 멀티 센스,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차급을 뛰어넘는 고급 사양들은 더 편하고 고급스러움에 끌리는 사람들의 심리를 확실히 파고들었다. 필자 역시도 운전하는 동안 이 사양들에 있어서는 당연히 탐날 수 밖에 없겠구나 고개를 끄덕였으니 말이다. 



뒷좌석은 엄밀히 말하면 경쟁 모델들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중형 패밀리 세단으로서는 결코 부족한 수준은 아니니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며 1열과 마찬가지로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을 보여준다. 참, 빼 먹을뻔한 보스 사운드 시스템까지 따지면 사양, 소재 사용에 있어서 SM6는 확실히 국내 경쟁 모델들은 물론 프리미엄 수입차들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SM6의 붉은 빛이 계속 이어지려면.


하지만 이토록 화려한 꽃 같은 자동차, 장미가 가시를 지니고 있듯 SM6에도 가까이 가기 망설여지는 부분은 있었다. 많이 공감하겠지만 역시 'AM 링크'이다. 그래, 기본 구조가 토션 빔 기반이라는 것은 주행성에 지장이 없다면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다.  그런데 액티브 댐핑 컨트롤이 일상 주행에서는 컴포트한 셋팅으로, 일상을 벗어나고픈 이들에게는 스포트 셋팅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들었음에도 필자가 혹시 셋팅을 잘못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컴포트 모드에서조차 리어 댐퍼는 필요 이상으로 단단하고 고속 주행 중 요철에서는 뒤가 튀면서 흔들리는 움직임이 전해졌다. 또 쿵쿵거림이 불편한 승차감을 만드는 우려가 더 크기도 하다. 



R-MDPS 스티어링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무게감과 반응성을 보여줘 고속에서는 안정감을, 코너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달리고 싶게 만드는데도 리어 서스펜션은 자꾸 엇박을 만드니 잘 달리다가 요철을 만날 때마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자연스레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발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드라이버를 위한 요소들을 강화한 SM6라고 해도 엄연히 '중형 세단'인데 이 정도라면 뒷좌석 승객들은 이 차에 장시간 타는 일이 조금 힘들 수도 있지 않나 싶다. 강렬한 첫 인상으로 만든 끌림이 긴 시간 질리지 않는 정(情)으로 이어지려면 강렬함 다음에는 부드러움이 필요한 법이다. 




다만 최고 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 20.6kg.m을 발휘해 경쟁 모델들보다는 단순 수치 상 최고 출력 열세인 2.0 GDe 엔진이 실제 주행에서는 7단 EDC 듀얼클러치 미션과 함께 준수한 연비, 그리고 모자라지 않고 생각보다 넉넉한 가속력을 전달하는 만큼 중형차 시장에서 가장 주력이 되는 2.0 가솔린 파워트레인에 있어서는 특별히 나무랄 부분이 없다. 


기본 구조를 아예 바꿀 수는 없겠지만 댐퍼 셋팅, 운전자는 물론 함께 탈 승객을 위해 좀 더 상냥하고 섬세한 승차감을 제공한다면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지 않을까. 



여기에 또 하나,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다는 점 덕분에 SM6가 성공적인 데뷔를 할 수 있었듯 이 끝 없는 욕심이 되려 SM6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 시선을 끄는 디자인과 럭셔리하게 무장한 실내가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 만큼, 앞으로도 길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임팩트를 선보여야 하지 않을까?  SM6가 막힘 없이 걸어온 길, 앞으로도 꽃길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시승차량 사양

르노삼성 SM6 2.0 GDe RE 아메시스트 블랙 + 19인치 휠 타이어&액티브 댐핑 컨트롤 + S-link 패키지ii + LED 라이팅 패키지 +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 ii +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 = 3,505만 원


글 : 오토디자이어

사진 : 오토디자이어


본 시승기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시승차량 지원으로 작성하였으며, 

이 외의 경제적인 대가 지급이나 내용에 대한 간섭은 없음을 밝힙니다.


* 추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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