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일(현지시각), 페라리가 812 슈퍼패스트/GTS의 풀체인지 후속 모델이자 페라리 프런트 엔진 그랜드 투어러의 계보를 이어가는 신 모델, 페라리 '12실린드리'와 '12실린드리 스파이더'를 공개했다. '12실린드리'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말 그대로 '12기통'이라는 뜻으로 자연흡기 V12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는 걸 아주 직관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일단 다른 슈퍼카 브랜드들은 물론, 페라리도 다른 모델 라인업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하고 있는 시점에 자연흡기 12기통 엔진이 유지된다는 점이 페라리의 플래그십 GT 모델로써 상징성을 지키는 것은 물론, 페라리 팬들의 마음까지 완벽하게 충족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운전석 앞쪽으로 바짝 위치해있는 V12기통 6.5리터 자연흡기 엔진은 최고출력 830마력(819hp), 최대토크 69.2kgf.m을 발휘하며 최고 9,500rpm까지 회전 가능한 고회전 유닛이다. 수치상 출력으로는 812 콤페티치오네와 거의 동등한 최고출력과 토크를 발휘하는 셈이다.
다만 페라리는 기존 스틸 컨로드보다 40% 회전 질량을 감소시킨 티타늄 컨로드와 신규 알로이 피스톤과 경량 크랭크샤프트를 장착해 엔진의 중량을 줄이고 밸런스를 새로 잡았다. 또 F1 기술을 적용한 밸브트레인 슬라이딩 핑거 팔로워(기존 태핏을 대체하는 밸브 트레인 시스템, 더 가볍고 정확한 밸브 작동성을 가졌다.)에도 카본 코팅을 적용해 마찰 계수를 줄이고 엔진 효율성을 높였다.
여기에 매니폴드와 플레넘도 더 컴팩트하게 설계를 변경하고 최대토크는 812 콤페티치오네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전 엔진 회전 영역대에 걸쳐 토크 곡선을 최적화하고 기어 변속에 따라 최대 토크를 조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탑재되어 엔진의 성능을 전체적으로 더 균일하게 발휘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페라리 12실린드리 쿠페 모델의 경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2.9초, 200km/h까지 가속하는데 7.9초 밖에 소요되지 않으며 최고 속도는 340km/h까지 낼 수 있다. 12실린드리 스파이더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2.95초, 200km/h까지 8.2초가 소요된다. 공차 중량은 쿠페가 1,560kg, 스파이더가 1,620kg로 스파이더가 60kg 더 무겁다.
페라리 12실린드리의 외관 디자인은 전 세대 모델인 812 슈퍼패스트는 물론, 최근 출시되고 있는 페라리의 다른 모델들과도 다소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1967년 데이토나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1968년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 후 1970년대를 풍미했던 과거의 페라리 GT 모델 '365GTB/4 데이토나'에서 영감을 얻어 재해석한 디자인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매끄럽고 심플하게 다듬어진 전면부는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는 없지만 대신 심플하지만 스피디하게, 그러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헤드램프와 수평형의 주간 주행등, 이 사이에 블랙 패널을 적용해 바디 컬러와 강한 대비를 주었다. 범퍼 하단의 커다란 에어벤트들도 큼직하고 엣지감은 강하게 살렸지만 정직한 수평/수직 라인으로 깔끔하게 적용해 날카롭고 강인한 인상이 강했던 812에 비해 단정하면서도, 레트로 스타일과 미래적인 스타일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느낌을 전한다.
루프 라인과 필러, 리어 테일게이트 글라스 측면 부분에도 블랙 컬러를 넓게 적용해 리어 펜더부터 테일게이트 상단부분이 브릿지처럼 이어지는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테일램프는 최신 페라리의 흐름에 맞춰 두 개로 분할된 슬림한 램프로, 범퍼 하부에는 공기 역학 성능을 최적화할 리어 디퓨저와 함께 전체적인 디자인 기조에 맞춰 사각형의 머플러 팁이 장착되었다. 여기에 프런트 후드와 펜더, 리어 펜더 부분은 볼륨감을 크게 살려 로우&와이드 스탠스를 매끄럽고 아름답게 구현했다.
또한 외관 곳곳에는 공기 역학 성능을 개선해 줄 여러 에어로 파츠가 장착되었다. 차량 후면에 위치한 액티브 에어로 엘레먼트는 60km/h부터 300km/h 속도 구간에서 작동해 다운포스를 늘려주며, 언더바디는 수직으로 발생하는 부하를 최적화하고 엔진룸 내부에 걸리는 과도한 압력을 줄이기 위해 앞 바퀴 뒤쪽으로 에어벤트도 추가했다. 여기에 812 콤페티치오네와 마찬가지로 프론트 엔드에 볼텍스 제네레이터가 설치된다.
차체 사이즈에 있어 휠베이스는 812에 비해 20mm가 더 짧아졌고, 무게 배분은 48.4:51.6으로 맞췄다고 한다.
최신 페라리 인테리어 디자인을 반영한 실내에는 운전석과 조수석이 상단부 하우징과 송풍구를 통해 독립적으로 분할되어 있는 형태를 띠며 운전석과 센터패시아 하단, 조수석까지 각각 개별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확인하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각 디스플레이별 사이즈는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는 10.25인치, 운전석의 드라이버 디스플레이는 15.6인치, 조수석 디스플레이는 8.8인치이다.
스티어링 휠은 296과 마찬가지로 정전식 스티어링 휠이 적용되며, 편의 기능으로 15-스피커 부메스터 오디오 시스템도 선택 사양으로 제공된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SF90과 296에 적용된 것과 흡사한 전자 제어 브레이크 시스템(브레이크 바이 와이어)이 기본 적용되며 슬라이드 슬립 컨트롤 8.0을 적용해 운전자가 원하는 정도로 코너에서 슬립 제어가 가능하다.
812 콤페티치오네에 적용되었던 4륜 독립 스티어링 시스템도 12실린드리에 계속해서 적용되며, 타이어는 전륜 275/35 ZR21, 후륜 315/35 ZR21 사이즈로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S5 또는 굿이어 이글 F1 슈퍼스포츠 타이어가 장착된다.
페라리 12실린드리의 판매 가격은 이탈리아 현지 가격 기준으로 쿠페가 39만 5천 유로(우리 돈 약 5억 7,857만 원), 스파이더가 43만 5천 유로(우리 돈 약 6억 3,716만 원)부터. 국내 판매 가격은 6억 초반대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출처 : 페라리, Carsco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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