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시승기는 기아로부터 시승 차량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기아에서 오랜 기간 동안 디젤 엔진이 주력이었던 봉고 3의 파워트레인을 2023년 11월부터 LPG 터보로 완전히 교체해 새롭게 선보였다. 환경 규제로 인한 선택이기는 하지만 디젤 엔진에 익숙해져 있던 1톤 트럭 고객들이 LPG 터보 엔진에 바로 익숙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 과연 봉고 3가 기존의 2.5 터보 디젤이나 자연흡기 2.4 LPi 모델과 다르게 새로운 심장인 LPG 터보 엔진을 얹어 가진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또 다른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만족하고 이용할 수 있을 만한 매력 포인트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시승을 통해 알아보았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새로워진 봉고 3 LPG 터보 모델 중에서도, 더 많은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1.2톤 모델 킹캡 초장축 모델로 만나봤다.
파워트레인의 변화가 가장 핵심인 만큼 외관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던 봉고 3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내외장에 살펴볼 부분이라고 한다면, 봉고 3가 지난 2004년 처음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2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디자인과 편의적인 부분에서 어떻게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는지 정도에 1.2톤 모델이기 때문에 1톤 모델 대비 더 긴 전장과 큰 적재함에 전륜 서스펜션 구조가 다르고 전후륜 바퀴 사이즈도 더 크다는 정도.
이제 안전에 대해서 관심과 중요도가 더 커지면서 캡오버 타입이 아닌 엔진이 운전석 앞쪽에 위치한 세미보닛 타입으로 변경되어야 한다는 니즈도 많이 있지만, 오랜 기간 캡오버 타입 1톤 트럭이 주류 위치를 지키고 있는 데에는 더 넓은 적재함 확보 및 기동성에서도 현장에서 사용하기에 유리하다는 의견이 크다는 것도 감안할 부분은 있다. (이는 차후 풀체인지 모델이 나온다면 안전 규정 상 새롭게 바뀔 가능성이 크기는 하다.)
그래도 초창기 봉고 3와 비교한다면 새롭게 달라진 신규 기아 엠블럼 적용과 함께 기아의 정체성을 높여줄 호랑이코 디자인의 프런트 데코가 더해졌고, 주간주행등이 적용된 4등식 블랙베젤 헤드램프, 와이드한 프런트 에어 인테이크와 깔끔한 스타일의 안개등, 샤크핀 안테나와 사이드 리피터가 박힌 전동 폴딩 사이드 미러 등 20년 동안 많은 부분들에 변화가 이뤄진 것도 알아볼 수 있다.
화물 적재라는 본 역할에 충실한 적재함과 후면부 역시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주차 편의와 후방 이동 시 안전을 위한 주차 센서와 후방 카메라, 후진 경고 부저음 등이 더해졌고 후방 적재함 발판의 디자인도 변경되는 한편, 후면 기아 엠블럼도 변경되는 등 연식 변경 및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달라진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디젤이 아닌 LPG 터보로 변경되면서 주유구 대신 LPG 충전구와 기존에 스페어타이어가 고정되어 있던 적재함 하부에 도넛 타입의 LPG 봄베가 더해진 차이도 존재한다. 참고로 기존 봉고 3 2.4 LPi 모델의 경우 도넛형이 아닌 일반적인 원통형 봄베가 조수석 방향 적재함 측면 하단에 위치해 있었다.
외관에서는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는 소소한 부분 위주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면 실내는 20년 동안 환골탈태 수준으로 상당한 편의 사양들이 더해져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상용차, 트럭'이라고 한다면 화물 이동이라는 그 목적에 맞춰 편의성에 대해서는 굳이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런 1톤 트럭 운전자들일수록 차량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운전하는 동안 피로감은 줄이고, 여러모로 더 편의성이 크게 와닿게 된다. 차량 등급 및 선택 사양 적용 여부에 따른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제 봉고 3도 버튼 시동과 함께 스마트키가 적용되는 것은 낯설지 않은 부분. (스마트키도 이번 LPG 터보 모델 + 2024년형 봉고 3 EV로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최신 디자인으로 또 한 번 변경되었다.)
시트도 블랙뿐만 아니라 브라운 시트도 적용되어 실내 고급감을 높여주고, 오토 에어컨 및 열선 시트와 함께 통풍 시트(운전석만 적용), 스티어링 휠 열선까지 더해져 겨울은 물론, 더운 여름에도 더 쾌적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동 변속기 기어 레버 역시 승용 감각의 부츠타입으로 적용해 고급감을 더 높여준다.
계기판의 경우 아직까진 트윈 서클 클러스터 타입으로 큰 형태가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조명을 화이트/레드로 조합해 심플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고, 센터 LCD 창을 통해 트립 컴퓨터와 평균 연비, 주행 가능 거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등 초창기 봉고 3와 비교하면 편의성에 크게 좋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제 완전한 순정 타입으로 10.25인치 터치 디스플레이와 함께 기아 페이, 기아 커넥트 등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 점은 여러모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 후방 카메라도 넓은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C 타입 USB 충전 포트도 제공된다.
이 외에도 하이패스 룸미러와 리어 글라스 열선 등 꼼꼼한 편의 사양들이 돋보인다. 다만 캡오버 타입 트럭의 운전 포지션 상 스티어링 휠은 앞뒤 거리 조정은 불가, 틸트로 높낮이 위치 조정만 가능하다.
차체 사이즈의 경우 시승차인 1.2톤 킹캡 2WD 초장축 모델이 전장 5,430mm, 전폭 1,750mm, 전고 2,085mm, 휠베이스 2,810mm, 적재함 길이 3,135mm, 적재함 폭 1,650mm, 적재함고 355mm로 1톤 킹캡 2WD 초장축 모델 대비 전장 315mm, 전폭 10mm, 전고 90mm, 휠베이스 195mm, 적재함 길이 275mm, 적재함 폭 20mm가 더 길고 적재함 높이는 동일하다. 최대 적재량은 물론 200kg 더 많다.
이제 이번 봉고 3 LPG 터보 모델의 핵심인 '2.5리터 T-LPDi', 즉 LPG 터보 엔진에 대해서 얘기할 차례. 직렬 4기통 2.5리터 LPG 엔진에 싱글 터보차저가 더해져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30.0kgf.m(수동 모델은 138마력, 26.0kgf.m)을 발휘하며, 기존 2.5 디젤 터보 엔진과 비교하면 최고출력은 26마력, 최대토크는 3.5kgf.m의 더 높아졌고, 자연흡기 2.4 LPi 엔진과 비교하면 최고출력은 동일하고 최대토크는 7kgf.m이 더 증대되어 기존의 어떤 엔진과 비교하더라도 '힘'면에서는 더 우월해진 모습을 보인다.
등판능력이 떨어진다, 디젤보다 초반 토크가 떨어진다는 기본에 LPG 엔진에 대한 인식을 떨쳐내도 좋을 정도로 터보차저로 한 번 더 보강한 덕분인지 또 1톤 트럭 특성에 맞게 고회전 출력보다는 실용 영역, 특히나 저회전 토크가 잘 발휘될 수 있도록 세팅한 덕분인지 오히려 재밌게도 운전하면서 체감되는 엔진의 토크감, 특성은(특히 운전병으로 복무하면서 1톤 디젤 트럭을 2년 넘게 몰아본 입장에서 오히려 더 무거운 1.2톤 모델로 시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디젤과 비슷하면서도 수치만큼 더 가뿐하게 치고 나가주는 느낌이다.
장기적인 내구성이나 화물 적재 시에는 그래도 디젤과는 다를 것이라는 의견도 많지만, 일단 1.2톤 모델을 시승한 입장에서는 이런 감각이라면 LPG 터보 엔진으로도 공차 상태뿐만 아니라 화물 적재 후에도 디젤과 비교해도 전혀 모자라지 않은 성능을 내줄 거란 확인이 든다.
이와 함께 LPG 터보 엔진으로 변경하면서 운전석 좌석과 스티어링 휠을 통해 전달되는 진동/소음 면에서도 디젤 대비 더 조용해진 것도 분명한 장점. 기존에 디젤 1톤 트럭을 계속 타오던 사람이라면 그 차이점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무래도 캡오버 타입 차량인 만큼 엔진이 조수석 바로 아래에 위치해있고, 넉넉한 토크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저회전으로 세팅한 탓인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LPG 승용/SUV 보다는 진동/소음이 더 올라오고, 급가속 및 언덕 등판 시에 심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연비는? 일단 기아에서는 봉고 3 LPG 터보 모델의 공인 연비 중 1.2톤 모델은 표기하지 않아서, 1톤 초장축 킹캡 자동변속기 모델을 기분으로 한다면 공인 복합 연비는 6.5km/L, 도심 6.1km/L, 고속도로 7.1km/L로 절대적인 수치는 9km/L 대가 나오는 기존 디젤 엔진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 하지만 LPG의 가격이 디젤에 비해 월등하게 저렴하기 때문에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1.2톤 자동 변속기 모델을 가지고 고속도로를 주행해 보니, 더 높은 전고와 크고 무거운 차체를 가졌음에도 고속도로 실 연비는 용인->전주 내려가는 길에 7.1km/L, 반대로 올라오는 길에 6.6km/L로 1톤 모델에 준하거나 살짝 떨어지는 정도로 공인 연비와 실 연비가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시점에서 필자가 거주 중인 용인시 기준으로 LPG 가격이 900~1,000원 사이, 경유가 1,475원~1,515원 사이 선으로 약 1.5배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걸 감안하면 디젤이라고 했을 때 9.9~10.6km/L 정도의 연비로 디젤과 비교해도 조금 더 좋거나 거의 비슷한 수치로 연료비 면에서도 디젤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장기적으로 볼 땐 어느 정도 이득을 볼 수 있는 정도이다.
동력 성능과 연비에서는 합격! 다음으로는 승차감과 정숙성에 대해 얘기할 차례. 사실 승차감과 정숙성이 가장 우선순위가 되지 않는 카테고리의 차량이기도 하고 풍절음 유입도 압도적으로 심할 수밖에 캡오버 타입 트럭이기 때문에 굳이 이를 논하는 게 미안하지만, 이번엔 특히나 1톤 모델이 아닌 1.2톤 모델이기 때문에 혹시나 아직 못 타본 이들을 위해 언급해 보고자 한다.
정숙성에서는 LPG 터보 엔진 덕분에 디젤보다는 조용해졌다는 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고속 주행 시 올라오는 하부 소음이나 풍절음은 상용차답게 크게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특히나 승차감에서는 1톤 모델이 독립형 전륜 서스펜션(토션바 타입)이 적용된 것과 다르게, 1.2톤 모델은 더 많은 짐을 싣고도 버틸 수 있게 리지드 액슬 타입에 판 스프링 전륜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어서 방지턱, 요철 구간에서 충격이 더 정직하고 강하게 올라올 수밖에 없다. 장시간 운전하는데 불편함이 따를 수밖에 없지만 이 차의 본 역할이 '화물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고, 실내의 다른 편의 사양들이 이를 상쇄해 주기 위해 많은 업그레이드를 거쳐왔기 때문에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점이다.
때문에 일상적인 편안함을 조금 더 신경 쓴다면 1톤 모델을, 평소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짐을 자주 싣고 다녀야 하는 분들이라면 그때 1.2톤을 선택하셔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행 보조 시스템 및 안전 사양에서는 전방 충돌 경고 및 차로 이탈 경고 시스템이 적용되고, 일반형이지만 크루즈 컨트롤도 적용된다. 이 역시 1톤 트럭이라는 카테고리에서는 많이 발전된 부분이고, 이후 완전히 새로운 봉고 후속 모델이 나온다면 더 많은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디젤 엔진을 대체할 새로운 2.5 LPG 터보 엔진을 얹은 봉고 3 LPG 터보 1.2톤 시승기는 여기까지.
일단 가속 및 등판 성능에 있어서는 우려할 필요 없이 넉넉한 힘을 전해줬고, 트럭의 한계는 있지만 그래도 디젤 대비 엔진 정숙성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일단 주행 성능만큼은 디젤을 완전히 대체해도 충분하다고 생각이 드는 시승이었는데, 다만 이번 시승에 방문했던 필자의 본가 시골 동네같이 중소도시 외곽 농어촌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LPG 충전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봉고 3 LPG 터보가 디젤 트럭을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서는 차량에 맞게 충전소 확대를 위한 정부 및 업계의 노력이 함께 따라줘야 할 것 같다.
인근에 LPG 충전소가 있는 도심 지역에서 충전 스트레스 없이, 또 장거리 주행 편하게 다니길 희망하는 업종 종사자라면 LPG 터보 모델을, 비교적 안정적인 충전 환경(자가 충전)을 갖추고 단거리 위주로 주행이 많은 농어촌 지역이라면 EV 모델이 맞지 않을까 생각하며 마무리한다.
* 시승 차량 사양
- 기아 봉고 III 2.5 T-LPDi 1.2톤 킹캡 베이스 2WD 초장축, GLS
- 자동변속기, 외장색상 : 화이트, 내장색상 : 브라운, 선택사양 : 10.25인치 내비게이션
- 시승 차량 기준 가격 : 2,721만 원
글, 사진 : 오토디자이어
* 본 시승기는 기아로부터 시승 차량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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