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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Driving Review

르노 마스터L 시승기 : 경상용차 시장, 새로운 바람이 분다?

by 오토디자이어 2019.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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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용 소형 전기차인 트위지, 유럽 본토에서 건너온 해치백 클리오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틈새 시장,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장르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가선 르노가 이번에는 LCV, 유럽 취향과 성향이 다분히 묻어나오는 르노의 대표 상용차인 '마스터'를 국내에 선보였다. 국내에서 비슷한 체급과 용도를 가진 차를 생각한다면 1톤 트럭인 현대 포터와 봉고, 사이즈는 조금 더 작지만 밴 형태인 스타렉스 정도. 이 차들이 필요한 고객들의 수요는 꾸준했기에 독점 시장 속에서 판매량은 꾸준히 유지가 되었고, 그 때문에 1톤 전후급의 상용차들의 차량 개선, 발전도 그만큼 더디고 몇몇 부분에서는 낙후된 부분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국내와는 도로 환경도 다르고, 경쟁자가 수두룩한 유럽에서 넘어온 마스터는 우리가 친숙히 봐온 상용 트럭, 밴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 국내에 막 상륙한 이 도전자가 과연 이름처럼 국내 상용차 시장의 마스터가 될 수 있을까?



화물용 밴이라면 일단 짐을 많이 실을 수 있고 또 가뿐하게 달릴 수 있는 게 기본 소양. 여기에 짐을 싣고 내리는 과정도 편리하다면 작업 효율도 더 좋아지는 게 당연하다. 시승한 마스터L은 적재공간의 길이가 3,015mm, 폭 1,705mm, 높이는 1,940mm 로 스타렉스 밴은 물론, 주 경쟁 모델이 될 1톤 카고트럭/탑차보다 확실히 더 넓은 공간과 적재능력을 가지고 있다. 1톤 트럭/밴은 적재량에서 좀 부족한데, 그렇다고 2.5톤 트럭을 구매하기엔 크기와 가격 면에서 부담스러웠던 화물 종사자와 자영업자 분들에게는 그 사이를 메꿔주는 적절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셈. 1.9m가 넘는 적재함 높이는 웬만한 성인이 들어가도 머리가 닿지 않아 허리를 쭉 편 채로 적재함 안쪽 깊숙히까지 편하게 짐을 옮길 수 있고, 적재함 상면고도 545mm로 1톤 트럭들보다 확실히 낮은 덕분에 적재 작업도 훨씬 수월하게 느껴진다. 넓게 열리는 측면 슬라이딩 도어는 안쪽 짐을 따로 뺄 때 확실히 편하다.



필자는 이 마스터L을 가지고 지인의 가구공방 납품을 도와주는데 활용을 했는데, 과연 이게 다 들어갈까 싶을 정도로 많은 가구 양에도 전혀 문제 없이 되려 높이, 폭, 길이 모두 공간이 살짝 남을 정도로 여유로워 한 번에 배송이 가능했다. 휠베이스가 길고 뒤 오버행이 짧아 휠 하우스 위치가 한참 뒤에 있는 것도 짐을 싣는데 애매하게 걸리적저리지 않아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 더불어 기존 1톤급 탑차/밴들과는 살짝 다른 디자인 + 신차라는 덕분인지 방문한 납품처 관계자분들이 마스터에게 주는 관심도 어마어마했다.



사이즈가 제법 있는 테이블은 적재를 위해 하단 다리와 상판을 분리한 후, 도착해서 다시 재조립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마스터 적재함의 넉넉한 사이즈 덕분에 그 안에서 작업을 해도 될 정도. 이런 일반 화물밴이 아닌 컨버전을 거쳐 캠핑카, 푸드트럭 등으로 활용해도 기존 1톤 탑차들에 비해 더 여유로울 것 같다.





짐을 싣지 않은 상태에서도, 적재함에 가구를 가득 싣고 있는 상태에서도 차를 끌고 나가는 힘도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여유롭다고 느낄 정도. 사실 2.3리터 Dci엔진은 적게 느껴지는 배기량과 최고출력 145마력 / 최대토크 36.7kg.m이라는 수치 상으로 부족해 보이는 출력 때문에 직접 타보기 전에는 주행이 좀 갑갑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쓸데 없는 걱정. 초반부터 시원하게 나와주는 토크는 만만치 않게 큰 덩치의 마스터를 가뿐하게 끌고 나갔고 공차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휠스핀이 일어날 정도로 토크가 남는다.

6단 수동 변속기의 변속감도 뻑뻑하지 않고 부드럽게 잘 들어갔고, 화물차라는 기준에서 기어비도 적절한 수준. (80km/h 정도에서 6단) 타코미터에서 변속 타이밍을 알려주는 시프트 인디케이터 표시등이 들어오기 때문에 참고해서 변속을 하면 울컥거림 없이 바로바로 변속이 가능하다. 클러치 페달은 꽤 깊숙이 밟히지만, 민감하지 않아서 다른 차들에 비해 시동 꺼 먹을 걱정이 덜할 것 같다.



사업용으로 사용하는 차라면 또 중요한 게 바로 경제성. 연비를 빼놓을 수 없는 법. 르노 마스터L의 공인 복합 연비는 10.5km/l로 체구가 작은 경쟁차들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수치는 수치. 실제 주행에서 연비가 어떻게 나오는 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마스터의 실제 연비도 역시 꽤 좋은 모습. 시내 주행에서도 어지간해서는 11L/100km = 9km/l 대의 연비를 유지해줬고, 고속 주행에서는 7.5~8L/100km = 12.5~13.3km/l 대의 준수한 연비를 보여줬다. 다운사이징 엔진과 오토 스탑앤 스타트의 역할이 꽤 큰 듯.



여기에 스티어링 휠이 가볍고 부드럽게 돌아가서 팔에 크게 힘 쓸 필요 없어 피로감이 덜했고, 코너에서의 주행도 높이가 높은 화물밴임을 감안했을 때 생각 이상으로 안정감있고 휘청거림이 적은 모습. 사이즈만 좀 크다 뿐이지 주행하는 느낌은 살짝 커진 스타렉스를 타고 있다는 느낌 정도. 오히려 조향감이나 제동성은 마스터쪽이 더 우세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외관의 모습은 화물용 밴인 만큼 화려한 부분 없이 심플하고 기능적인 부분들만 남긴 모습. 대신 전면부의 디자인은 투박하지 않고 부드럽고 도시적인 느낌에 크게 박힌 로장주 엠블럼도 존재감이 잘 드러난다. 또 국내에서 1톤 이상~2톤 미만급 차량은 대부분 캡오버 타입이었는데, 마스터는 보닛이 앞으로 튀어나와있는 1.5박스형이기 때문에 안전성에서도 유리한 부분이 있다. 좀 더 큰 사이즈로 현대 쏠라티 밴이 있긴 하지만 가격이 배가까이 비싸기 때문에 마스터와 적절한 경쟁 상대라 하긴 어렵다.



휠도 스틸 휠, 딱 필요한 기능들만 남겨놨기 때문에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촐하기 보다는 깔끔한 느낌이 나쁘지는 않다. 원한다면 추가 액세서리로 휠캡은 추가할 수 있다.





실내 공간도 더 합리적인 가격에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서인지 꼭 필요한 것들만 남겨놓고 불필요한 옵션들은 배제, 내장재도 고급스러운 느낌과는 거리가 있지만 주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은 충실히 갖추고 있으며 블루투스 기능과 스티어링 휠 뒤쪽에 오디오 리모콘 정도는 갖추고 있다. 더불어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스마트 커넥트2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전후방 카메라, 스카이 뷰, 가죽 시트 커버 등도 원한다면 액세서리 옵션으로 추가가 가능하다. 추운 겨울철에 시트 열선이 없다는 게 좀 아쉬웠지만. 15인승 모델에서는 크루즈 컨트롤과 오토 에어컨 추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차량을 이용할 고객들의 특성을 생각해서 인지 수납공간이 상당이 많은데 선바이저 위쪽부터 도어 포켓, 글로브 박스 상단, 송풍구 하단 등등 각종 서류와 도구들을 보관할 공간이 남아 돌 정도. 가운데 좌석 시트도 접어서 테이블, 트레이, 컵홀더로 사용할 수 있다.



안전 사양도 차선 이탈 경고 정도는 갖춰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 차후에 추가적으로 연식 변경이나 풀체인지가 이뤄진다면 전방 충돌 경고, 사각지대 경고 등도 추가가 되길 바라본다. 근데 손을 번쩍 들어서 눌러야 하는 비상등과 도어락 버튼 위치는 저기가 최선이었나 싶다. 다음에는 좀 더 누르기 편한 위치로 옮겨주길.




일반 승용차가 아닌 상업용 화물차량이기에 아무래도 실 고객 입장에서 바라보기엔 조금 어려운 시승이었지만, 필자의 입장에서 바라봐도 더 넓은 적재 공간과 주행 편의성, 괜찮은 연비에 의외로 생각보다 편한 주행감각과 승차감 등 기존 경상용차들과 비교해서 여러 우위점이 많기에 소비자들이 르노 마스터를 구매할 만한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더불어 수입차량임에도 마스터 S 2,900만 원, 마스터 L 3,100만 원의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나온 덕에 구매하기에 멀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국내 시장에서 확실히 어필할 수 있을 만한 부분. 정비 면에서 조금 불리하지 않겠나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기존 르노삼성의 정비망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기에 그 부분에서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

뭐 필자가 직접 시승한 후 느낌 점을 제쳐두더라도 인터넷 상은 물론, 시승하는 내내 주변인들이 르노 마스터에 주는 엄청난 관심(가구 납품하러 갔을 때는 차 앞뒤좌우를 둘러싸서 구경하고 있었고, 사진 찍으로 남한산성 갔을 때는 15인승 모델을 기다리시는 분이, 반납하는 도중에도 앞 상가에서 사장님이 나와서 이것저것 물어보셨을 정도), 초기 물량 완판의 성과를 생각하면 성공 여부는 물론, 소비자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유럽에서 넘어온 이 뉴페이스가 정적이었던 국내 상용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주길 기대해본다.

* 시승차량 사양

르노 마스터L + 스마트 커넥트II&전후방 카메라 = 3,20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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