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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Driving Review

푸조 3008 GT라인 시승기 in 제주도! : 탄탄함이 돋보이는 SUV.

by 오토디자이어 2018.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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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물관 후기에서 먼저 언급했듯이 제주도 서귀포시에 새로 개관한 '푸조 시트로엥 자동차 박물관' 방문 1박 2일간의 일정 동안 푸조 제주렌터카를 통해 푸조 3008 GTline을 제주도에서 시승해 볼 기회가 생겼다.

사실 작년 초에 국내에 막 상륙했을 당시 잠깐 동안 3008을 만나본 적이 있었기는 했지만 정말 잠깐 동안의 시간이었기에 제대로 타봤다고 하기는 민망할 정도였고 그전으로도, 후로도 푸조와는 연이 없어서 타볼 기회도, 푸조의 차들이 어떤 감각과 주행 성향, 매력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고로 '제대로' 타보는 걸로는 처음인 푸조인데다 요즘 가장 인기 좋은 SUV인만큼 궁금증과 설렘이 함께 증폭되었다. 날씨가 좀 구리긴 했지만 내륙에서는 만나기 힘든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는 제주에서의 시승. 너무 무겁지 않게, 또 그렇지만 너무 가볍지 않게 제주에서 즐긴 3008 GTline 시승 후기를 써내려가 본다.



사실 디자인부터 구형과는 완전히 다른 차라 봐도 될 정도로 엄청나게 달라졌다. 당연히 좋은 쪽으로. 사실 구형 3008의 디자인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SUV도 MPV도 아닌 어딘가 어정쩡한 프로포션에 대중적으로 예쁘다고 하기엔 제법 거리가 있는 디자인이 많은 이들에게 쉽게 호감이 가지는 않았으리라 생각이 든다.





반면 새로운 3008은 야성미 넘치고 다부진, 도심과 아웃도어 할 것 없이 잘 어울리는 앙칼진 모습으로 새롭게 돌아왔다. 둥글둥글한 조약돌 같았던 전체적인 라인은 각을 세우고, 근육질을 더하고 헤드램프와 범퍼, 에어벤트는 사자가 발톱으로 할퀴고 지나간 듯한 날카로운 느낌의 디테일들이 인상을 진하고 선명하게 만들어준다 수직 방향으로 3개 라인이 서있는 테일램프 역시 푸조의 상징인 사자의 발톱이 떠오른다. 방향지시등도 전방에는 다들 좋아하는 시퀀셜 타입, 무빙 턴 시그널이 적용되었다. 뭐, 이런저런 설명을 주절주절 더 붙이지 않아도 이 정도면 디자인에선 누구나 싫어하지 않을 만큼 정말 잘 생겼다.



긍정적으로 바뀐 외부 디자인에 만족을 하고 실내로 들어오면, 그 만족감이 계속 이어진다. 3008의 실내는 전체적인 구성이나 배치 면에서는 타 브랜드와 큰 차이가 없는 듯, 기능적이고 직관적인 배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각을 살린 라인들과 입체적으로 나누어진 i-Cockpit 계기판과 크래시패드, 운전석을 감싸는 센터 콘솔, 심플한 듯 시크한 블랙/그레이/메탈의 조합이 모던/하이테크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쉽게 풀이하면 젊고 세련된 분위기. 센터패시아의 버튼도 자주 쓰는 기능들만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물리적 버튼을 남겨 가능한 최소화시키고, 나머지는 플로팅 타입의 디스플레이에서 설정이 가능해 부산스럽지 않고 깔끔한 모습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다른 차들의 계기판보다 좀 더 높은 자리에 위치해 운전 중에 시선을 많이 바꿀 필요가 없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역할까지 함께 해주는 i-Cockpit 계기판은 처음엔 낯선 듯하면서도 주행을 하면서 바로 살펴보기엔 확실히 편한 느낌을 받았다. 다만 스티어링 휠과 시트 포지션의 차이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상단부분이 계기판의 일부를 가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때는 이를 가리지 않는 선에서 스티어링 휠 위치를 살짝 바꿔주면 되겠다.



센터 디스플레이의 터치 감도, 반응 속도는 준수한 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 별로 라이팅, 계기판 테마, 앰비언스 등 개별 설정도 가능하고 편의 장비로 요즘 차라면 꼭 필수인 무선 충전 시스템도 갖췄다. 비슷한 가격 대, 동급의 국산 차들과 비교한다면 통풍 시트의 부재라던가 몇몇 사양에서는 아쉬움이 좀 남기도 하지만 이 정도면 충실하게 챙겨준 편이고 수입차 기준에서는 크게 부족하지는 않은 수준. 실내의 디자인 구성과 디지털 계기판 등 다른 부분에서 보완되는 것도 많기에 그 아쉬움이 크지는 않다.



2열 공간도 준중형-중형 SUV 기준에서 충분히 넉넉한 편. 2열 승객을 위한 송풍구 정도는 챙겨뒀다. 시트는 1열도 마찬가지이지만 가죽과 직물을 혼용해서 사용했는데 운전자와 탑승객의 몸이 직접적으로 닿는 부분에 직물을 적용해 몸이 미끄러지고, 자세가 흐트러지는 걸 줄여주는 센스가 돋보인다.



자, 그리고 제주도 곳곳을 직접 달려보면서 느껴본 주행감! 푸조 3008 GTline에 들어가는 엔진은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1.6리터 Blue HDi 디젤 엔진. 사실 배기량도 그렇고 최고출력이나 최대토크의 수치만 놓고 보면 동급 다른 차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실제 주행할 때도 좀 답답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기우에 그쳤다. 제주에서 서귀포를 넘어가면서 중산간도로를 달릴 때나, 다시 제주로 넘어오면서 한라산을 끼고 돌아오는 1100고지 도로를 달릴 때에도 초반 발진에 중요한 실용 영역대, 저회전 영역대에서 토크 분배 셋팅을 잘 해서인지 차를 끌고 나가는 느낌이 제법 경쾌하다. 물론 속도를 계속 더 붙이면 고속 영역에서는 점점 버거워지는 게 느껴지기 시작하지만, 도심과 함께 일상적인 수준에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 물론 그와 함께 연비도 상당히 합리적인 수준을 유지한다. 공인 복합 연비는 13.1km/l. 그래도 출력을 좀 더 챙기고 싶다면? GTline 대신 더 고출력 2.0 디젤 엔진이 들어간 GT를 선택하면 된다.



시승한 차량은 2018년 식으로 변속기가 8단이 아닌 6단이 적용되었지만 1.6 HDi와 조합에서는 큰 불편함 없이 무난한 수준. 2019년형부터는 8단이 적용되니 더 부드러운 가속/변속감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4륜 구동은 없지만 대신 경사로 저속 주행 장치와 함께 일반 도로, 눈길, 모래 등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그립 컨트롤이 적용되어서 웬만한 임도와 가벼운 수준의 오프로드에서도 SUV로써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준다.





실제로 1100고지 도로를 넘어오면서 정상에서 제주로 내려오는 중턱 부분까지는 눈발이 제법 세게 날리고 도로에도 쌓일 정도였는데, 살짝 방심했을 때 차가 미끄러지는 것을 감지하자마자 바로 그에 대응해 차체가 도는 것을 막아주고 자세를 잡아주는 반응도 꽤 빠릿했다.



더불어 출렁거리지 않고 단단하게, 탄탄하게 코너를 돌아나가고 흔들리지 않고 쫀쫀하게 자세를 잡아주는 하체와 바디의 느낌은 SUV를 타고 있기보다는, 살짝 덩치가 좀 더 커진 해치백을 타는 느낌. 푸조가 랠리, 내구레이스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활약하는 만큼 그 기술들, 또 208-308 등 해치백에서 보여준 주행감이 3008에도 그대로 이어진 것 같은데, 덕분에 운전이 지루하지 않고 꽤 재밌게 느껴졌다. SUV는 필요한데 운전 재미도 놓치고 싶지 않은 이들이라면 꽤 잘 맞을지도. 3008의 라인업 중 GTline이 좀 더 탄탄하고 경쾌한 셋팅으로, GT는 여유 있는 파워와 부드러운 주행감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한다. 직경이 작고 반응이 빠른 스티어링 휠과 패들 시프트도 한몫한 듯.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엔진/변속 반응도 좀 더 빨라지고 배기 사운드도 더 액티브하게 바뀐다. 타이어는 콘티넨탈 크로스콘택트 LX가 적용, 딱 SUV용 타이어기는 하지만 시승 중에 제법 달려보아도 거슬리거나 불안함은 없어서 3008 GTline의 스펙에 적절한 수준으로 잘 맞는 것 같다.



사실 이 전까지 푸조에 대해 그렇게 많은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고 호감이 큰 브랜드는 아니었기에 푸조 각 모델들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았고, 약간의 선입견도 가지고 있었던 게 사실. 하지만 이번 푸조 시트로엥 자동차 박물관 투어와 함께 1박 2일 동안 시승을 해보면서 그동안 푸조에 가지고 있던 편견도 깨지고, 생각한 것 이상으로 운전이 재밌고, 연비도 좋고, 이제는 디자인 감각도 꽤 뛰어난 만큼 매니아층이 생기는 것을 넘어 충분히 더 많은 이들이 접해보면 충분히 빠져들 만한 매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시승이었다.

많은 이들이 수입차, 특히 수입 SUV 입문을 한다고 하면 떠오른 독일 브랜드의 모 차량을 떠올리겠지만 굳이 너무 한 차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시선을 살짝 바꿔보면 더 재밌고, 매력 있는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 이쯤 되니 푸조 시트로엥의 다른 자동차들도 줄줄이 시승해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 시승차량 사양

2018 푸조 3008 GTline 1.6 BlueHdi 4,200만 원.

글, 사진 : 오토디자이어

본 시승기는 푸조제주렌터카-(주)한불모터스의 시승차량 지원으로 작성했습니다.

* 추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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