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첫 SUV가 보여줄 새로운 제네시스의 비전.
지난 6월 27일 화요일, 스타필드 하남에 위치한 제네시스 스튜디오에 다녀왔다. 새로운 제네시스들의 디자인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이상엽 상무의 제네시스의 디자인 비전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는데, 지난 4월 뉴욕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제네시스의 첫 SUV, 'GV80'이 한국에서 드디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한편, 앞으로 적용될 디자인에 대한 힌트를 얻는 큰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상엽 상무가 이 날 전한 말들을 미뤄보면 제네시스 GV80은 단순히 새로운 SUV인 것을 넘어 앞으로 제네시스가 나아갈,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큰 의미를 지닌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GV80을 두고 벤틀리와 닮지 않았나 얘기를 하고 있고,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상엽 상무는 '벤틀리와 닮은 것이 아니다. 벤틀리보다 더 멋진, 더 나은 자인이다.' 라고 전해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앞으로 제네시스의 지향점이 어느 곳을 향해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말을 던졌다.
새로운 그릴, 새로운 쿼드타입 헤드램프, G Matrix.
세부적인 디테일을 살펴볼 때도 EQ900, G80과는 다른 디테일을 가지고 있음을 전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크레스트 그릴과 닮은 듯 하단 부분이 V형으로 더 뾰족한 그릴은 제네시스의 윙 타입 엠블럼과 일체성을 부여한 데 그 이유가 있다고 전했고, 낯설게 느껴지는 슬림한 상하 쿼드램프는 자동차의 정체성을 나타내는데 라이트 형상의 역할이 커지면서, 앞으로 제네시스만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로서 자리 잡을 것이라 전했다.
격자형으로 되어 있는 휠 스포크, B필러의 형상은 G Matrix 라 명명하면서 꽉 찬 형태보다 무게는 가벼우면서 강도는 더 튼튼한 것과 함께, B필러의 경우 실내로 빛을 더 많이 전달하는 한편, 다이아몬드 형상의 퀼팅 스티치에서 모티브를 얻어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큰 라인은 'Athletic Elegance', '우아함'과 '스포티, 탄탄함' 이라는 어울릴 것 같지 두 가지를 조합했다고 하는데 뒤쪽으로 가면서 포물선을 그리는 사이드 라인은 우아함을, 근육질처럼 탄탄하게 튀어나온 펜더와 후륜 구동 기반의 프로포션은 스포티함을 나타내며 상반되는 두 가지의 공존을 이끌어 낸다고 보면 되겠다. 실제로 본다면 많은 이들이 더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실내의 경우 굉장히 다이아몬드 패턴의 레드 시트와 시원하게 뻗은 대시보드가 심플하지만 전혀 저렴하거나 지루하지 않은 모습을 완성하고 있다. 이상엽 상무는 이를 우리나라 미술의 '여백의 미'에서 힌트를 얻었으며, 갈수록 복잡해지는 버튼들은 숨기고, 꼭 필요한 버튼만 노출시켰으며 대시보드 상단의 스크린을 통해 운전자와 탑승자가 필요한 정보를 얻고 조작을 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특히 이는 컨셉카에서 뿐 아니라 앞으로 양산차에도 이어질 것이라 말했는데, 버튼들이 너무 없어 오히려 조작하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는 모션 인식, 음성 인식, 텔레파시(뇌파 인식) 등의 기능들이 이를 대체하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근 적지 않은 차들이 터치 스크린을 확대하면서 물리 버튼을 최소화 시키고, 모션 인식과 음성 인식을 실제로 많이 활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실현 가능성은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럭셔리의 반대말은 빈곤이 아닌 '천박함'이다.
한편 GV80과 앞으로 제네시스 디자인 아이덴티티에 설명하는데 있어 '럭셔리의 반대말은 빈곤이 아닌 천박함이다.' 라는 코코 샤넬의 말은 인용하기도 했는데, 제네시스가 앞으로 보여줄 '럭셔리'가 단순히 부유한 이들을 타겟으로 하는 화려함과 고가의 이미지가 아닌 사람을 위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품격 있는 모습을 지향한다 이해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비싼 금으로 온 몸을 치렁치렁 두른다고 해서 행실이 가벼우면 그 사람에게서 품격을 느낄 수 없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게 될 듯하다.
이에 덧붙여 제네시스의 브랜드 디자인 전략은 현대차와는 다르게 세세한 부분보다는 전체적인 비율, 큰 라인에서 정체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현대차보다 더 앞서 신기술과 소재, UX를 선보이게 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하는데, 아직까진 현대차와 완전히 독립된 느낌이 부족한 제네시스가 점차 확실한 정체성을 갖게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현재까지 EQ900과 G80 두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된 제네시스는 앞으로 하반기에 출시될 중형 세단인 G70의 출시에 이어 2019년에 출시할 GV80을 기반 대형 럭셔리 SUV, 최근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중형 럭셔리 SUV를 추가하고, 차후에 쿠페 모델까지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현대 제네시스 쿠페(BK) 단종 이후 확실한 얘기가 없던 시점에서 새로운 쿠페 출시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반가울 것 같다.
앞으로도 이상엽 상무는 아직은 모호하게 느껴지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스토리, 정체성을 소비자들에게 공감시키고, 의견을 함께 듣기 위해 이번과 같은 소통하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독립된 지 만 2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지금도 제네시스가 성장하고 자리를 잡는데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아직 시작하는 단계에서 글로벌 브랜드로서 미흡한 모습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상엽 상무와 함께 수장인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루크 동커볼케 전무, 제네시스 디자인팀의 비전이 명확한 만큼 조금 더 기다려 본다면 기대 이상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상엽 상무의 희망처럼 제네시스가 샤넬-프랑스, 구찌-이탈리아, 버버리-영국 같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 잡으리라 믿어본다.
글 : 오토디자이어
본 포스트는 현대자동차의 행사 초청을 통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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